남이 찍어 준 사진을 보고 "나 원래 이렇게 생겼나" 하고 흠칫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거울 속에서는 그럭저럭 괜찮아 보이던 얼굴이 사진에서는 어딘가 비뚤고 어색해 보입니다. 카메라가 못 찍은 것도, 그날따라 얼굴이 무너진 것도 아닙니다.
이 낯섦에는 꽤 깔끔한 심리학적 설명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가 평생 봐 온 자기 얼굴이 사실은 좌우가 뒤집힌 거울상이라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익숙한 것을 더 좋아하게 되는 마음의 성향, 즉 단순 노출 효과입니다. 여기에 전면 카메라 특유의 근접 왜곡이 더해지면, 사진 속 얼굴이 낯설게 느껴지는 이유는 대부분 설명됩니다.
거울 속 얼굴과 사진 속 얼굴은 서로 뒤집힌 얼굴입니다
완벽하게 대칭인 얼굴은 없습니다. 한쪽 눈썹이 조금 높고, 입꼬리가 한쪽으로 더 올라가고, 가르마와 점의 위치도 좌우가 다릅니다. 평소에는 의식하지 못하지만, 얼굴이 반전되는 순간 이 비대칭들이 전부 반대편으로 이동합니다.
우리가 매일 보는 자기 얼굴은 거울상, 즉 좌우가 반전된 얼굴입니다. 반면 사진은 다른 사람이 보는 그대로의 얼굴을 기록합니다. 그러니까 거울 속 얼굴과 사진 속 얼굴은 미묘하게 다른 두 개의 얼굴이고, 우리는 그중 남들이 한 번도 본 적 없는 쪽에만 익숙합니다. 사진이 이상한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낯선 것뿐입니다.
단순 노출 효과: 익숙함이 선호를 만듭니다
Zajonc(1968)는 어떤 자극이든 반복해서 접하는 것만으로 그 자극에 대한 호감이 커지는 경향을 보고했고, 이를 단순 노출 효과(mere exposure effect)라고 불렀습니다. 이 원리를 자기 얼굴에 적용한 실험이 Mita, Dermer와 Knight(1977)의 연구입니다. 연구진은 참가자에게 본인 얼굴의 원본 사진과 좌우반전 사진을 나란히 보여 주고 어느 쪽이 더 마음에 드는지 물었습니다. 참가자들은 자기 얼굴에 대해서는 거울상 쪽을, 친구의 얼굴에 대해서는 반전되지 않은 원본 쪽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습니다.
두 사진의 차이는 좌우가 뒤집혔다는 것뿐인데 선호가 갈렸다는 점이 핵심입니다. 각자 평소에 더 많이 본 판본, 즉 나는 거울상에, 친구는 실제 모습에 끌린 것입니다. 사진 속 내 얼굴이 못나 보이는 것은 얼굴의 문제가 아니라 노출 이력의 문제라는 뜻입니다. 같은 이유로, 남들은 사진 속 내 얼굴을 전혀 이상하게 느끼지 않습니다. 그들에게는 그쪽이 익숙한 판본이기 때문입니다.
전면 카메라의 근접 왜곡
셀카에는 반전 말고도 낯섦을 만드는 요인이 하나 더 있습니다. 촬영 거리입니다. 팔 길이, 대략 30cm 안팎에서 찍는 전면 카메라 사진은 렌즈에 가까운 코와 얼굴 중심부를 과장하고 귀와 턱선 주변을 축소합니다. Ward, Ward와 Paskhover(2018)는 근접 촬영이 코를 눈에 띄게 넓어 보이게 만든다고 분석하며 이를 "셀피 효과"라고 불렀습니다. 거리와 각도, 조명이 얼굴의 기하를 어떻게 바꾸는지는 각도와 조명에 관한 글에서 자세히 다뤘습니다.
여기에 기기마다 다른 저장 방식이 혼란을 더합니다. 전면 카메라 미리보기는 대개 거울처럼 반전된 화면을 보여 주는데, 저장할 때 반전을 풀어 원래 방향으로 기록하는 기기도 있고 미리보기 그대로 저장하는 설정도 있습니다. 찍을 때 본 얼굴과 갤러리에서 본 얼굴이 또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보정 앱 시대의 자기 얼굴
셀카 보정이 일상이 되면서 새로운 문제가 생겼습니다. 매일 접하는 자기 얼굴이 거울상도 사진도 아닌, 필터를 거친 세 번째 판본이 되어 가는 것입니다. 단순 노출 효과의 논리를 그대로 따라가면, 보정된 얼굴에 반복 노출될수록 기준점은 그쪽으로 이동하고 보정 없는 원본은 점점 더 낯설어집니다. 실제로 Rajanala, Maymone과 Vashi(2018)는 필터로 보정한 자기 이미지에 익숙해진 환자들이 그 모습을 기준으로 시술을 원하는 현상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거울상, 사진, 보정본 중 어느 하나만 "진짜 얼굴"이라고 말하기는 어렵습니다. 다만 셋 중 남들이 실제로 보는 얼굴에 가장 가까운 것은 반전도 보정도 없는 사진이라는 점, 그리고 그 사진이 낯설게 느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지각 현상이라는 점은 기억할 만합니다.
낯섦과 화해하기
사진 속 얼굴이 어색하다면, 그것은 못난 얼굴이 아니라 덜 익숙한 얼굴입니다. 처방도 단순 노출 효과 그대로입니다. 반전되지 않은 자기 사진을 자주 보는 것만으로 낯섦은 서서히 줄어듭니다. 자기 얼굴을 조금 다른 각도에서 관찰해 보고 싶다면 MBTI 얼굴상 분석기에서 재미용 얼굴상 테스트를 해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사진이 기기 밖으로 나가지 않는 온디바이스 방식이며, 눈코입의 기하를 수치화하는 과정은 분석 방법 안내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물론 반전이든 아니든, 얼굴이 알려 주는 것은 생김새이지 성격이 아닙니다.
참고 자료
- Zajonc, R. B. (1968). Attitudinal effects of mere exposur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 Mita, T. H., Dermer, M., & Knight, J. (1977). Reversed facial images and the mere-exposure hypothesis.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
- Ward, B., Ward, M., & Paskhover, B. (2018). Nasal distortion in short-distance photographs: The selfie effect. JAMA Facial Plastic Surgery.
- Rajanala, S., Maymone, M. B. C., & Vashi, N. A. (2018). Selfies—Living in the era of filtered photographs. JAMA Facial Plastic Surgery.